유선상으로 들려온 목소리는 한도윤과 비슷한 나이대의 여자였다.
그녀는 대외비인 행사 정보를 마음대로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.
감독: 그렇지만... 일단 한도윤 부탁이기도 하고.
감독: 걸리는 점이 있어요. 저도 마침 거기 지나고 있거든요, 한도윤 맨날 새우거래 하는 곳.
감독: 아직 거기면, 만나뵙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?
얼굴을 보며 이야기할 수 있냐는 제안에 미정은 할 수 없이 무대 감독과 대면하게 되었다.
작은 도시공원의 미루나무 아래서 땀을 닦는 여자는 둘이었다.
어쩐지 익숙한 갈색 머리의 실루엣이 손을 흔들었다.
감독: 어? 안녕하세요!
오미정: ......
감독: 그때 같이 요가 하셨던 분, 맞죠?
막 출소한 사람이라는 것을 들켜 도움될 것이 없다.
오미정: ......사람 잘못 보신 것 같은데.
감독: 에이, 저 기억 안 나세요? 미정 님, 우리 요가반에서 제일 열혈 회원이셨는데.
감독: 알려드린 호흡법, 밖에서도 잘 하고 계세요?
미정은 그제야, 여태까지 자신이 흉곽으로만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.
그리고 젊고 노련한 너스레 앞에서는 당해낼 수 없겠다는 것까지도.
오미정: 밖에서 보니까 누군가 했네.
오미정: 습관이 잘 안 바뀌네요. 나이가 무시할 건 못 되는지.
감독: 그럴 수 있지요! 하지만 사티가 되면 바꾸는 건 금방이에요.
PD: 사티? 요가 용어야?
감독: 회원님은 알죠, 사티?
두 여자가 오미정을 쳐다본다.
알고 있다고 말해야,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겠지.
오미정: 그럼, 알고말고. 사티란......
기술 발전은 우리를 사이버맨을 넘어, 사이버 티라노사우루스로 바꿀 것이다.
사이버 백악기가 도래한다면 복식 호흡 따위는 껌이다.
▷ 알아차리기.
습관을 바꾸는 첫 걸음은 현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이다.
우리가 음악에 몸을 맞춰 그루브해질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.
감독: 농담도 참.
분위기가 싸늘해지려는데, 금발의 PD가 깔깔깔 웃어제꼈다.
오미정: 여기에... 웃는다고?
PD: 끅끟, 흡... 히끅, 아. 세상에. 남편이 치는 드립이랑 똑같아요. 미치겠어 진짜.
오미정: 참 내. ......미안해요, 강사님. 사실 까먹었어. 뭐더라?
감독: 맞아요, 알아차리기요!